[02] 겨울철 이끼 변화 : 온도 영향과 결로 현상 분석
겨울은 식물에게 혹독한 계절이지만, 도시 콘크리트 벽면에서 자라는 이끼는 이 계절에도 독특한 생태적 적응을 보입니다. 온도 하락, 결로 발생, 일조량 감소 등 다양한 요소가 이끼의 생존과 확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며, 겨울철 벽면 이끼의 변화 양상을 관찰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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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영하의 기온에서도 결로 현상을 통해 수분을 확보하며 생명력을 유지하는 벽면 이끼의 상태.(AI 분석 모델 기반 재구성) |
온도 변화가 이끼에 미치는 영향
겨울철 기온 하락은 대부분의 식물에게 성장을 멈추거나 휴면에 들어가게 하는 요인이지만, 이끼는 추위에 대한 독특한 적응력을 가진 식물입니다. 일반적인 관다발식물이 동결에 취약한 반면, 이끼는 체내 수분이 거의 없어 동결로 인한 세포 파괴가 적고, 빠른 수분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도심의 콘크리트 벽면은 낮과 밤의 온도차가 큰 대표적인 장소로, 이끼가 생장하기에는 극한의 조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온도차를 활용해 생존을 이어가는 종도 많습니다. 특히 고산지대 또는 한랭지에서 유래된 이끼 종들은 도시의 겨울 벽면에서도 활발히 관찰됩니다. 이들은 대기 중 습기나 이슬, 결빙 상태의 수분도 흡수하여 미량의 수분으로도 광합성을 시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끼는 겨울철 일조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빛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청색광과 적색광에 반응하는 색소체를 활용해 낮은 조도에서도 광합성을 이어가는 특성은, 겨울철 음지 벽면에서도 생장이 가능한 핵심 요인입니다.
이러한 색소 반응은 특히 낮은 해 각도에서 들어오는 산란광에도 반응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결과로, 빛의 방향에 따라 이끼의 엽록체 위치가 미세하게 조정되는 움직임도 일부 종에서 관찰됩니다. 이는 이끼가 겨울철 짧은 시간 동안 들어오는 햇빛도 최대한 활용하여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추위가 심한 겨울에는 성장이 멈추는 대신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대사만 유지하며, 외부 환경이 조금이라도 완화되면 곧바로 대사를 재개합니다. 즉, 겨울철 이끼는 죽지 않고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외부 조건을 지속적으로 감지하며 반응하는 고도의 생리학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이끼의 생장점은 계절과 무관하게 일정 수준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겨울철 잠깐의 기온 상승, 갑작스러운 해빙, 이른 아침 햇살 등 극히 짧은 생장 기회를 즉시 활용하는 적응 메커니즘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기회 기반 성장전략’은 도시 환경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줍니다.
결로 현상과 수분 흡수 방식
겨울철 도시 외벽에서 흔히 발생하는 결로 현상(condensation)은 이끼의 생장과 유지에 있어 중요한 수분 공급원이 됩니다. 실내 난방으로 인해 벽체 내부 온도가 외부보다 높고, 외부 공기가 차가울 때 벽면 외부에 수분이 맺히는 현상이 바로 결로입니다. 이때 생기는 수분은 벽 표면을 미세하게 적시고, 이는 이끼가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됩니다.
일반 식물은 뿌리를 통해 수분을 흡수하지만, 이끼는 몸 전체의 세포를 통해 수분을 직접 흡수합니다. 결로로 인해 미세하게 젖은 콘크리트 표면은 이끼가 즉각적으로 수분을 흡수하고,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광합성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결로 수분은 일반 강수와 달리 미세한 표면 수분이기 때문에, 이끼가 이를 흡수하는 능력은 흡수면적과 조직 구조의 세밀함에 달려 있습니다. 선태류 이끼 중에서도 잎의 표면이 넓고 세포벽이 얇은 종일수록 결로에 의한 수분 흡수가 유리하며, 이러한 종은 도시 벽면에서 더 자주 발견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끼 표면의 왁스질 코팅 유무도 수분 흡수 효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일부 종은 표면에 미세한 돌기나 홈이 형성되어 있어, 결로 수분이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며, 이는 곧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미세 구조의 차이는 이끼 종별 서식 위치를 결정짓는 생물학적 요인 중 하나입니다.
또한 결로는 이끼가 서식하는 환경에 국지적인 미세기후(microclimate)를 형성합니다. 벽면 중에서도 북향이나 바람이 통하지 않는 코너, 환기 덕트 주변 등은 특히 결로가 자주 발생하는 공간으로, ‘결로 적응형 이끼’들이 집중 서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마치 작은 생태계가 벽면 위에 형성된 것과도 같으며, 도심 속 미시적 생물 다양성의 중요한 단서로 작용합니다.
결로에 장기간 노출된 이끼는 흡수뿐 아니라 벽면 표면의 부식, 조류 번식과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2차 생태 변화도 유발하게 되며, 이는 또 다른 생물들의 정착을 유도하는 계기가 됩니다.
더 나아가 이끼가 형성한 수분막은 곰팡이 포자의 부착 기반이 되기도 하며, 이끼 위에 2차 생물군이 형성되는 ‘이끼 기반 복합 생물 서식지’가 형성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도심 내에서 생물다양성을 지원하는 미시 생태계로 기능하며, 계절을 넘는 서식지 지속성 확보에도 도움을 줍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다룬 [콘크리트 벽 이끼의 종류]와 더불어, 겨울철에는 수분 흡수 방식이 서식 밀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겨울철 서식 패턴과 분포 변화
겨울철 이끼의 서식 패턴은 기온, 습도, 일조량,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여름철보다 생장 속도는 느리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오히려 서식 범위가 확장되는 현상도 관찰됩니다.
우선 북향이나 서향 벽면처럼 햇빛이 덜 들어오는 위치는 여름철에는 생장이 느리지만, 겨울철 결로와 낮은 증발량 덕분에 오히려 서식 조건이 나아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특히 고층 건물의 중간 이상 벽면에서는 강풍의 영향을 덜 받아 결로가 더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상층부에서 이끼 서식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현상도 드물지 않습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경쟁 식물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대부분의 잡초나 덩굴 식물은 동절기 활동이 중단되거나 고사하지만, 이끼는 낮은 대사율로 유지되며 경쟁자가 없는 틈을 타 더 넓은 영역으로 확산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겨울은 이끼에게 있어 ‘확장기’로 해석될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겨울철 바람의 방향성 또한 이끼의 분포에 영향을 미칩니다. 계절풍이나 도심에서의 난류 구조에 따라, 일정 방향의 벽면에는 건조한 공기가 집중되고, 반대편 벽면에는 습한 공기가 정체되며 결로가 쉽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미세한 기후 차이는 불과 1~2m 차이의 벽면에서도 이끼 분포 밀도를 다르게 만드는 주요 요인입니다.
건물 외벽 중에서도 유난히 이끼가 집중되는 구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에어컨 실외기 근처
- 배수관 하단부
- 환기창 주변
- 화단과 인접한 벽면
이들은 열과 수분, 그늘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환경으로, 겨울철 이끼에게 최적의 서식 조건을 제공합니다.
도심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겨울 이끼는 클라미도모나스 속(Chlamydomonas spp.)의 녹조류, 브라이움 속(Bryum spp.) 선태류, 지의류(Lichen) 등으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겨울에 적응합니다. 예를 들어 지의류는 조류와 곰팡이의 공생체로 구성되어 있어 낮은 온도에서도 영양분을 공유하며 생존율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분포 특성을 활용하여, 도시 내 겨울철 에너지 흐름과 열 손실 지점을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이끼 지표 지도화’ 연구도 일부 진행 중입니다. 이끼가 서식하는 벽면은 곧 결로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는 단열이 부족하거나 열교현상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끼는 단지 생태계의 구성원일 뿐 아니라, 도시 인프라의 상태를 알려주는 자연형 생물 센서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겨울 벽면 이끼가 드러내는 도시 생태의 숨은 흐름
겨울은 생물의 휴면기지만, 벽면 이끼에게는 결코 정지된 시간이 아닙니다. 온도 하강과 결로 현상을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며, 도시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존과 확산을 이어갑니다. 이끼는 도시 생태계 속 미세한 순환을 상징하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계절 생태학의 중요한 단서입니다.
더불어 이끼는 도심의 에너지 흐름과 습도, 구조적 결함까지 시사하는 복합 지표종(indicator species)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 도시환경 모니터링, 저비용 녹화, 기후 적응 전략에 있어 더 큰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이 지나친 벽면의 초록 흔적, 그 안에는 조용하지만 강한 생명의 흐름이 숨 쉬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 회색 도시에 스며든 초록빛을 다시 한번 눈여겨보세요.
"이끼가 가진 독특한 수분 조절 능력과 환경 적응력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을 넘어, 이제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심의 회색 벽면을 초록빛 생명력으로 채우는 기술은 2025년 현재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다음 [3번. 리포트: 2025년 벽면 이끼 트렌드 - 기후 변화와 도시 생태계의 공존]에서 변화하는 기후 환경에 대응하는 최신 도시 환경 전략과 이끼의 역할을 확인해 보세요."
